2010-11 모비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전망 - 인천 전자랜드 앨리펀츠 농구는 신장이 아니라 심장으로

마지막 6라운드가 진행중인 2010-11 모비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팀들은 사실상 확정됐어요.
KT와 전자랜드의 우승싸움이 끝까지 맞물리면서 세부 팀 순위에서 변동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큰 변동이 없을거라 예상이 됩니다.
KT의 첫 우승과 전자랜드의 첫 4강직행. 그리고 KCC, 동부, 삼성, LG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죠.

변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올시즌 열심히 경기를 지켜본 농구팬으로써 6강 플레이오프에 대해 전망해보겠습니다



인천 전자랜드 앨리펀츠




혹시 '개그랜드'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리드하고 있는 경기, 막상막하의 경기를 펼치다가도 순간 어이없이 고꾸라지는 전자랜드를 비꼬는 별명이죠.

사실 그래요. 전자랜드가 늘 강팀은 아니었어요. 
단순히 집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경기장에 들락날락 거리다다, 어느덧 3년이 넘게 서포팅 하게 됐는데
항상 우리팀은 비슷한 패턴의 경기를 보여줬어요. 일명 마약농구. 혹은 개그농구.

1쿼터에는 막상막하의 경기를 가져갑니다. 하지만 2쿼터가 되면 10점차 이상의 차이가 벌어져요.
3쿼터를 마칠때 쯤이면 한자리수 대의 점수로 추격의지를 불태웁니다. 마약농구의 시작이죠. 
마지막 쿼터에 도달해 분위기를 탄 전자랜드는 승패의 분수령인 4점 언저리 까지 쫓아갑니다. 
하지만 우리팀은 약팀이죠. 그 점수를 뒤집지는 못하고 패배해요. 강팀과 약팀의 차이는 이 뒷심의 힘이라고 할 수 있겠죠
즉, 늘 아스트랄한 경기내용으로 팬들을 쥐락 펴락 하는 것이지요.
 
전자랜드의 이 마약농구에 길들여진 저는 굉장히 이상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간혹 나오는 10점차 이상의 대승을 해도 기뻐하기 보단, 아스트랄했던 지난 패배의 경기를 떠올리며

'아 졌어도 저번경기가 더 재미있었어. 이렇게 쉽게 이기면 재미가 없어'라고 푸념을 합니다

팬마저도 아스트랄하게 만들어버리는 전자랜드. 휴아

서.태.힐. kbl 최고의 3각편대



서론이 길었네요.
10-11시즌 '개그랜드'는 그동안의 오명을 벗고 우승후보로 탈바꿈 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장훈 하나에 의지해 먹고살던 전자랜드에 에이스가 둘이나 더 나타나면서 강팀이 된 것이죠. 

최고의 혼혈선수라고 불리는 문태영의 형인, 심지어 그보다 실력이 더 좋다고 알려진 문태종.
그리고 지난시즌 전체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위로 오리온스에 입단해 맹활약한 허버트 힐이 그 주인공들이죠.



국보급 센터 서장훈


서장훈은 익히 알다시피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명이에요.
2미터 7센치의 장신 센터이면서 그의 손목 스냅은 그 어떤 포워드보다도 정확한 미들슛을 갖게 만들었죠.

하이포스트에 위치하면서 마크가 조금이라도 허술해지면 정확한 미들슛으로 득점을 만들어 냅니다.
오픈시엔 거의 들어가는 3점도 보유했구요 
또한 상대보다 피지컬적으로 우위를 점할때는 어김없이 포스트업을 시도하기 때문에 어지간히 막기가 힘든 선수에요
특히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턴어라운드 페이드어웨이 슛은 굉장한 정확도를 자랑하는 공격옵션이죠.

뭐니뭐니해도 그의 최대 강점은 꾸준하다는 점이에요.
큰 부상없이 거의 풀타임으로 시즌을 소화-서른일곱의 나이로 올시즌 전경기 출장중이죠-해내고, 늘 평균 이상의 활약을 해줍니다
게다가 지독한 승부욕은 그를 경기에 집중하고 또 집중하게 만들어 좋은 플레이를 만들어내게 만들죠.

따라서 그는 늘 집중견제를 당합니다.
기본적으로 더블팀을 달고다니며, 많은 식스맨들은 그를 거친 플레이로 수비해요.

즉, 그는 팀의 에이스입니다. 그가 컨디션이 안좋거나 막히는 날은 전자랜드의 필패죠.


4쿼터의 사나이 문태종

문태종은 매우 정확한 외곽능력을 지닌 포워드에요.
2미터가 넘는 신장을 이용하여 3,4번 역할을 동시에 수행이 가능하죠.

그는 경정력이 있는 선수입니다. 팀이 필요할때 득점을 해주죠.
별명인
'4쿼터의 사나이'는 그가 결정적인 순간에 얼마나 제 몫을 잘 해주는지 대변해주고 있어요
40%가 넘는 어마어마한 3점 성공률을 바탕으로  스텝이 정확히 밟히거나, 수비가 벌어져 있거나, 3점이 필요한 시점일때.
그는 항상 결정적인 슛을 넣어줍니다. 혼자서 분위기를 팀으로 끌어올 수 있는 선수죠. 

문태종은 패스를 할 줄 아는 선수에요.
자신에게 수비가 몰리면 무리한 슛을 던지기 보단 주변의 선수를 둘러보고 어시스트를 할 줄 아는 선수라는 것이죠.
게다가 성실하기까지 합니다. 3번 위치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자신의 높이를 이용할 줄 아는 영리한 선수이기도 하구요.


이러한 문태종의 합류는 고군분투하던 서장훈에게 큰 힘이 됩니다.

서장훈과 득점을 분담해줄 수 있는 포워드가 필요한 전자랜드는 항상 포워드형 선수를 용병으로 메꿔왔어요.
그렇게 됨으로써 전자랜드는 '국보급 센터'를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용병센터를 보유한 타 팀과의 높이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는 현상이 많이 있었던 것이죠.

문태종은 용병 포워드의 자리를 정확히 메꿔줄 수 있는 선수였어요. 전자랜드에 꼭 필요한 선수 인 것이죠.
5번은 용병 센터에게 맡기면서 3,4번 자리에서 확실한 높이의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더블팀으로나 막을 수 있는 두명의 선수가 존재함으로써 서로의 견제를 줄여줄 수 있는 1+1+3의 효과를 가져왔어요.

    

힐버트 블로킹


득점력을 책임져주는 서+태를 서포트 해줄 수 있는 용병센터. 바로 허버트 힐입니다.
그는 화려한 플레이보다는 궂은일을 도맡아서 해주는 센터에요. 높이를 바탕으로 한 로우포스트 장악은 그의 최고 무기죠.
시즌 블록 1위는 그의 골 및 수비가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주는 기록이죠.

그리고 그는 시즌 야투율 1위를 기록하고 있기도 합니다. 매우 정확성 있는 공격을 하는 선수라는 의미죠.
일단 골 밑에 들어가면 높이를 이용한 훅슛으로 득점을 성공시켜요.
확률 높은 농구가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득점 루트인 것이죠.

전자랜드는 서태힐 트리오를 바탕으로 매우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어요.
상대팀 감독들은 이 세 선수를 어떻게 막아야 할지 머리가 지끈거리죠.




완벽해 보이는 팀밸런스. 그리고 이현호


뿐만 아니라  경험 많은 가드 신기성과 1,2번 수행이 모두 가능한 드래프트 1위 박성진이 야전을 지휘하고,
또 한명의 에이스 정영삼과 군에서 제대한 정병국, 수비 스페셜리스트 이현호, 이한권, 이병석까지 두꺼운 선수층으로
팀 밸런스도 잘 맞는 팀으로 거듭났어요. 강팀의 면모를 지니게 된 것이죠.


야전 사령관 신기성도, 제2의 에이스 정영삼도 중요하지만 전자랜드의 마지막 퍼즐은 이현호에요.

이병석과 함께 이번시즌 합류한 이현호는 수비 전문선수입니다.
상대방의 에이스를 꽁꽁 틀어막는 수비와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유도훈 감독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죠.
그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인 플레이로 갖가지 궂은 플레이를 도맡아서 해요.
몸싸움 끝에 얻어낸 공격리바운드는 분위기를 한번에 우리팀으로 끌어올 수 있는 천금같은 플레이구요.
 
상대적으로 득점력이 빈곤한 편이지만 이미 수비력 하나만으로도 전자랜드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랍니다.
공격력에 비중이 높은 팀의 밸런스를 맞춰줄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가랑비에도 옷 젖는다.


사실 전자랜드는 팀 구성상 큰 약점이 없어보여요. 그렇지만 절대 강자처럼 보이지도 않구요.
약점들이 모이고 모여 큰 구멍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죠. 


첫번째. 올해만 농구할건가요? 주전들의 고령화.

서른일곱의 서장훈과 서른여섯의 문태종, 신기성은 이미 선수경력의 황혼을 지난 시점으로. 체력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될 수 있죠.
이를 대비하여 유도훈 감독은 적극적인 식스맨의 운용으로 이들의 체력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마지막 라운드가 진행되는 현 시점에서 체력적으로 큰 문제를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체력이 늘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에요.
엄청난 집중력이 요구되는 단기전에서는 더 말할 것 도 없구요.


두번째. 지금 속공한겁니까?

서장훈이 팀의 기둥으로 자리잡고 있는 한, 속공은 늘 어려울 수 밖에 없어요. 팀 전체 스피드가 그리 빠르지도 않구요.
신기성의 위력이 대폭 감화된 것도 속공 플레이가 힘든 전자랜드의 특성과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세번째. 터지지 않는 포텐 정영삼.

농구는 셋이서 하는 경기가 아닙니다.
서태힐이 막히는 경우에 또는 조직적인 플레이로 활로를 풀어나가야 할 때 연계된 팀 플레이를 결정 지어줘야 하는 선수가 필요해요.
그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가 정영삼이죠. 팀플레이로 오픈 찬스가 왔으면 확실히 넣어줘야 해요
그런데 그의 장기인 정확한 슛팅이 많이 무뎌진 상태입니다. 그가 해줘야 전자랜드는 끝판왕이 될 수 있어요. 
유도훈 감독은 그를 끝까지 믿고 있어요. 플레이오프에선 잘 해줄거라고. 저도 믿습니다.


네번째. 2% 부족한 1, 2번라인.

우리팀은 전통적으로 1번라인이 조금 부실했죠. 그렇기에 이기고 있어도 지키는 운영이 힘들었죠.
야심차게 뽑은 09드래프트 1순위 박성진 마저도 엄밀히 보자면 2번에 더 가까운 선수였구요.
그렇기에 이번시즌 FA로 영입한 신기성은 우리팀의 고질적인 1번라인을 완벽히 해결해 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신기성은 올시즌 부쩍 노쇠화 된 기미가 보입니다. 정확했던 3점도 잘 들어가지 않구요.  
속공에 특화된 그의 장기도 팀 사정상 자주 펼칠 수 없기에 더더욱 그렇게 보이기도 합니다.


다섯번째.턴오버 턴오버 턴오버

개그랜드 유전자는 강팀이 되었다고 해서 없어진건 아니에요.
여전히 비등비등하거나 결정적인 순간에 턴오버가 발생해요.
쉽게 풀어나갈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만들어 경기는 또 아스트랄 해집니다. 절대 강팀이 되려면 턴오버를 줄여야 해요.




올해가 우승의 적기이다.


주전들의 나이가 상당히 많은 편이기에 올시즌 만큼 우승이 적기인 시기도 없어요.
전체적인 팀 밸런스도 잘 맞고 용병 픽업도 매우 성공적인 시즌이기에 그 기대치가 더 높기도 하구요.

오늘 KT와의 맞대결은 미리보는 챔피언 결정전이라 할 만큼 매우 치열하고 수준 높은 경기가 펼쳐졌어요. 매우 재미있었구요.
이제 1경기차
-골득실 때문에 1.5경기나 마찬가지지지만-로 다가갔기에 우승이 불가능한 상황도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단기전에 매우 강할 수 밖에 없는 KCC보다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동부를 만나기 위해서도 우승이 필요하기도 하구요.

그러기 위해선 무슨일이 있어도 집중력을 키워야 해요. 결정적인 상황에서 발생하는 턴오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죠.
이현호의 부상관리도 꼭 필요하구요. 플레이오프까지 체력 보충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자, 우승한번 해봅시다. 개그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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