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세 (보컬만 사는 세상) 3차성징

'나는 가수다'에 대한 포스팅을 하고 몇몇 분이 이 누추한 곳까지 찾아와서 댓글을 달아주셨어요.
그리고 몇몇 분은 '가수'만 인정받는 대한민국의 음악시스템이 상당히 잘못되어 있다고 성토하셨죠.

맞아맞아. 보컬은 기타, 드럼, 베이스, 키보드 등과 같은 하나의 악기일 뿐이야.라고 고개 끄덕 끄덕하다가 
문득 몇년전 구입했던
'불바다 in crew'의 음반이 떠올랐답니다


01년 강변가요제 대상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네바다 51'
그리고 이들은 첫 앨범으로 자신들이 해오던 장르를 벗어나 힙합 mc와의 결합을 시도합니다.
그렇게해서 나온 앨범이, 제가 들고있는 앨범이
'The most wanted - bulvada in crew'이죠.

흔히 '랩코어' 혹은 '랩메탈'이라고 불리는 장르를 실험적으로 도전한 이들.
이건 뭐 랩도 메탈도 아닌 어중띠고 굉장히 산만하고 완성도 떨어지는 앨범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별로 기억도 좋지않은 앨범을 몇년이 지난 이제와서, 그것도 보컬리스트들의 향연인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떠올린 것은
기타, 드럼, 베이스가 보컬에게
'니들만 잘났냐. 니들만 가수냐'라고 비판하는 보너스 트랙 때문이었어요.



 

우리는 맨날 연주만 해대는 반주 테이프가 아냐!

Worst wanted [bonus track] - 불바다 in crew

 




앨범 자켓은 집에 따로 모셔두고 지금은 CD만 가지고 있기에 가사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곡 중에 베이스, 드럼, 기타가 이러한 랩을 해요.



너희들 그리고 보컬들 들어봐
하루하루 늘어나는 인기에 애써
심각한 그딴 표정 지을필요 없어
무대에서 연주만 하는 악기파트 서러움
우린 노래해 보컬만이 전부는 아냐
지금 보컬들에게 봤던 보컬가식들은 모두
저 몸뒤로 제끼고 한번 들어보는 거야.

이젠 우리차례 기타 베이스 드럼

보컬이 의상 위해 돈을 투자한다 치면
기타는 이펙트 장만하고 드럼은 스틱 사
베이스 줄도 한번 사려면 이만오천원
그런데 사람들은 항상 보컬만 쳐다봐
새까맣게 다타버린 악기들의 상처
니가 고쳐줄래 싫다면 계속 보컬만 봐라 봐
우린 연주만 맨날 징징 울려대는 단지 반주테이프가 아냐



그네들은 이 트랙에서 '재미를 주고자 악기다이인 우리들이 랩을 하고 있다.'라고 노래하지만, 사실 이러한 내용들이 단순한 재미를 위해 만들어낸 것은 아니죠. 그네들 뿐 아니라 세계 어느 밴드에서고 나타나는 현상을 직설적으로 노래 한 것이라 할 수 있겠네요



목소리도 악기의 일부.


여러분은 버즈의 민경훈씨 이외에 다른 멤버들을 기억하시나요?
플라워의 고유진씨 이외에 다른 멤버의 이름을 알고있나요?
산울림의 김창완님, 들국화의 전인권님 이외의 다른 멤버들을 알고 있어요?
넬의 김종완씨 말고 다른 멤버들이 몇명인지 조차 기억하는가요? 

대중은 프론트맨 만을 기억해요. 그리고 그들에게만 환호하죠. 일부의 마니아급 팬들을 제외하고는요.
모든 트로피와 영광은 프론트맨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들이 제일 화려하니까요.
그런 것부터 갈등이 생겨나서 해체가 이루어지는 밴드들도 상당히 많은것도 현실이구요. 

기억해야 할 것은 보컬은 기타, 드럼, 베이스, 키보드 등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악기라는 것이죠.
박자와 리듬에 맞춰 약속된 음을 내야하는, 사람의 목으로 소리가 나는 악기라는 거에요
모든것이 박자가 촥촥 맞아떨어질때에야 비로서 음악이 완성되는 법이랍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사실을 잊고 보컬이, 노래 잘하는 사람이 전부인 것처럼 찬양하는 풍조가 만연해요
공중파 음악방송에서 LIVE라고 찍히는 것은 대부분 '보컬'에 한해서죠.
밴드가 출연하게 되더라도 보컬외의 악기들은
플레이 하는'척'만 하는것이죠. 엠알이 연주될 뿐이에요.
 
요즘에서야
 '아이돌 재롱잔치' '음악 프로그램'이 구분지어 기획되면서 그러한 경향이 사라지고 있긴 하다만, 
저러한 풍조가 있었다는 것 자체로 얼마나 수준이 떨어지는 일인지 한스럽네요.
뿐만 아니라 아직도 카메라 워킹은 보컬 8 대 그 외 악기 2로 운영되는 현실은 참 개탄스럽죠



 보컬만 사는 세상


'나는 가수다'에서 왜 YB가 아니고 윤도현일까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은 명백해요.
시청률에 연연할 수 밖에 없는 황금시간대 프로그램이면서, 예능프로그램이기 때문이죠.
그들은 기획단계에서부터 보컬외에 포지셔닝 존재하지 않아요. 제 코가 석잔데요. 당연하죠.


'나는 가수다'의 등장이 의미있는 것은 '아이돌 중심의 음악시장'에 대한 스탑을 외쳤다는 것이죠
첫발을 잘 내디뎠으니 이제 보컬만 찬사 받는
'나는 가수다'가 아닌 '나는 뮤지션이다'로 나아가자고 응원하는 것이구요.

그리고 나아가 우리가 더 기억해야 할 것은.
시청률을 핑계로 공중파에서 사라져가는
'진정한 라이브 무대'를 지켜내야 한다는거죠.
여기는 보컬만 사는 세상이 아니잖아요.

공중파 방송에서 문샤이너스의 연주곡이 앵콜곡으로 불리는 그날을 기대해봐요


 


덧글

  • nibs17 2011/03/08 23:31 # 답글

    보컬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ㅠㅠ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이유를 모르겠네요.
    조금 덕스럽게 얘기하자면, "보컬은 악기일 뿐이에요. 높으신 분들은 그걸 모른다니까요"
    정도가 되겠네요(먼산)
  • 바람 2011/03/10 23:55 #

    우리나라는 대중음악이 너무 쇼비즈로만 흘러가서 그런건 아닐까요?
    대형 기획사-방송국-광고주로 이어지는 미디어 산업의 영향이 너무 큰 듯 해요.
  • 식용달팽이 2011/03/09 02:22 # 답글

    하지만 Instumental이 아닌 바에야 가사에서 그 그룹이나 가수의 정체성이 결정나는데;;; 데스 메탈에 기독교 가사를 집어 넣으면 기독교 CCM이 되려나요;; 사랑의 아픔이나 기쁨을 노래하는 발라드 가수가 될 수도 있겠고;; 세상의 정의에 대해 외치는, 혹은 세상을 향한 불만을 외치는 힙합이 될 수도 있겠군요.

    가사가 있는 음악에서 가수가 프론트 맨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필연입니다. 딱히 불공평한 일이 아니에요.
  • 2011/03/09 05:15 # 삭제

    그렇다면 이승철이 부활 들어가고나서 혼자 흥할때 김태원 등의 다른 멤버들이 그늘에 가려진것을 봐도
    사람들이 그다지 감흥을 느낄 이유가 없겠군요. 그렇죠? 보컬은 흥했고 나머지 파트는 안 흥했으니까.
    님말대로 공평하게 말이에요. 공평하게ㅋㅋ
    가사있는 음악에서 가수가 프론트맨이 되고 그룹의 정체성이 결정난다면
    토이처럼 정규앨범마다 아니면 곡마다 제각기 다른 보컬을 기용할 이유가 왜 있을까요? 이상하지 않나요?
    프론트맨인 보컬을 바꾸면서 님말대로 정체성이 결여된다면 정규앨범을 6장이나 내면서 사랑받을 이유도 없을텐데ㅋ
    힙합듣는 사람들은 랩을 하는 엠씨들만큼이나 그 비트를 찍어준 아티스트들에게도 상당히 신경을 써주죠.
    랍티미스트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데 그의 비트 위에서 키비가 놀았건 타이거JK가 흥얼거렸건
    사람들은 알아요 아 역시 랍티의 비트는 쩔어주는구나라고...랩한 엠씨? 물론 듣는데 영향이 있겠지만
    그걸 프론트로 우선삼아 비트를 운운하고 정체성을 운운하는 평가따위는 안 한다 이겁니다ㅋㅋㅋ
  • 미스트 2011/03/09 05:27 #

    데스메탈에 가사만 애절한 발라드를 넣는다고 발라드가 될까요. -_-;;;




    ....그런데, X-Japan 같은 경우는 요시키나 히데를 먼저 떠올리지 않나요.....
    일반적으로 보컬이 확 뜨긴 하지만, 뭐 이런 케이스도 있는 듯..... .......
  • nibs17 2011/03/09 17:22 #

    혹시 Creed 라는 그룹의 음악을 들어보셨습니까? 데스메탈까지는 아니지만, 나름 하드한 메탈을 하는데 가사는 '신이시어 살펴주시옵소서' 라는 둥의 거의 CCM 필 나는 음악을 합니다. 왜 데스메탈에 기독교 가사를 넣으면 CCM이 안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네, 데스메탈 하는 그룹도 충분히 발라드도, 힙합도 할 수 있습니다.

    015B라는 이름을 들었을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름은 무엇인가요?

    Guns & Roses가 액슬로즈를 중심으로 재편성한 다음 20여년만에 새 앨범을 발매했을때, 팬들은 왜 이 앨범을 반쪽짜리 앨범이라고 폄하했는지 아시나요?

    라스 울리히가 없는 Metallica가 상상이 되시나요?

    왜 데럴 다임백이 사망했을때 사람들은 판테라는 이제 진짜 끝이다 라고 절규했을까요?

    잭 드 라로차가 빠진 RATM이 Audio Slave로 바뀌고 나서 망했던가요?

    뭐 더 많은 예를 들 수 있겠습니다만 여기까지 하지요
  • 2011/03/09 07:46 # 삭제 답글

    후후..그래도 밴드에선 보컬이 甲이져.
    저는 드림씨어터를 상당히 좋아하는데 맴버이름은 라브리에밖에 모름..
    애초에 라브리에 목소리에 반해서 좋아했음..
    부활도 마찬가지고.
  • 345 2011/03/09 13:34 # 삭제 답글

    밴드의 정체성 = 보컬의 보이스 일 수 밖에 없기에..

    핼로윈과 감마레이.. 머틀리 크루와 빈스 닐..

    토시 탈퇴하고 엑스 날려 버린 요시키가 멍청해서 그런게 아니라는 것..
  • 熱くなれ 2011/03/09 15:23 # 답글

    보컬이 확 주목 받기 쉽고, 나머지 파트는 진짜 실력이 따뤄주거나 매력이 있을때 보컬정도나 보컬에 근접한 주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다른 파트가 보컬보다 더 주목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평균적으론 역시 보컬을 따라갈 수가 없죠.
    이건 어쩔수가 없는거죠. 많은 분들이 음악을 들을때 기타,베이스,드럼 라인의 반주보다는 보컬의 노래를 들으니까요
  • seasidesun 2011/03/09 17:29 # 답글

    당연한거죠.
    평균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경우에서 좋은 악기연주는 구분하기 힘들지만
    좋은 가사와 노래실력은 쉽게 구별이 가능하니까요.
  • 지나가다 2011/03/09 19:25 # 삭제 답글

    기획형 가수보다 자기 세계가 뚜렷한 아티스트가 더 대우받고 더 돈을 많이 벌던 시대, 지역은 있지만 보컬보다 다른 파트가 더 주목받던 시대, 지역은 스쿨밴드 유행기의 기타밖에 생각이 안나는군요... 어쩔 수 없는 거기도 합니다. 밴드의 내적인 정체성은 다른 멤버가 가질 수 있어도 퍼포먼스의 정체성은 보컬이 가질 수 밖에 없어서... 그게 싫으면 잉베이처럼 독재를 하고 보컬을 계속 갈아야죠(..)(그리고 앨범 수준이 갈수록 좆망...)
  • 푸른미소 2011/03/09 22:54 # 삭제 답글

    뭔가 공감가고 속시원한 글...나는 항상 보컬보다는 드럼에 눈이가는건 왜일까요?
  • 바람 2011/03/11 00:07 #

    그건 당신이 마니아여서 그런거에요 우하하하 갑자기 디알생각나네요ㅋㅋ
  • 2011/03/21 22:48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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