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따리 내놓으라 안할께요 오늘 서울 하늘은

무서운 하루. 
주권 국가의 정당한 권리 행사인지, 국민을 담보로 건 안보게임인지는 몰라도 
내 삶을 내 의지대로 결정지을 수 없고 내 운명이 다른 누군가의 손아귀에 놀아날 수 도 있다고 느낀 하루.

근 한달 넘는동안 본 사진 중에 가장 무서웠던 사진이 있는데, 한참을 검색하다가 결국 못찾았네요ㅠ
'대통령님 전쟁이 무서우십니까? 학도병이 앞장 서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6.25참전 학도병 어르신들이 규탄대회를 하는 사진이었어요 

정말 대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소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건지.
그렇게 해서 얻고나면 그 다음의 희생양은 또 어디서 찾아내실 건지. 

무서워요 무서워 행복하자고 평화롭자고 사는 이 세상에서 여러가지의 폭력이 난무하는것이 참 무섭네요 
그리고 가장 원초적인 그 폭력이 대한민국 21세기 대한민국의 한복판에서 벌어진다는 것이 무서워요 나는


세상은 이렇게 위급하고 아슬아슬하게 흘러가는데,
햇살은 이렇게도 따스하구요 삼한이 지나가고 사온이 다가왔어요 바람도 그리 차지않구요

 햇살을 맞으며 커피한잔 할 여유도 없이 숨가쁘게 하루를 지내면서 문득 하루의 반 정도가 지나갔을 때 쯤
다시 월요병이 날 찾아와요 
난 여기에 묶여있고 달력은 12라는 숫자를 가리키고 세상은 거대한 톱니바퀴처럼 굴러가요 나완 전현 상관 없듯.

저녁으로 자장면을 먹으면서 에라이 자장면같은 인생은 시간이 점점 갈 수록 불어터지는구나 하고 푸념했더니
괜히 여기저기 시비만 늘어요 으악악악꺅꺅 이러다 짜장면 불어터지기전에 어디가서 얻어터지겠어요 켁


05년 초겨울 평일의 동물원을 그리며 흐믓 흐므으읏 하다가, 06년 한겨울의 동물원이 떠올라 힘이빠지죠
구관조와 아빠, 엄마 따라해보라고 시키며 깔깔대던 시간에서 원생이들과 신경전 부리며 약올라하던 시간으로 리프하고
코끼리 열차에서 어색한 셀카를 찍던 순간에서 차가운 벤치에서 김밥
을 먹던 순간으로 시간이 섞여나가요

아야 너 열라 저질이야 완전 미련둥이라고 타박하는 친구의 목소리가 저멀리 두둥실 떠올라요 

그래도 난 동물원이 참 좋고 거기 사는 기이린씨와 코끼리, 그리고 원생이들은 
모두가 스스로의 운명을 자신 손으로 좌지우지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점이 공통점이라 손을 내밀어봐요
어차피 그네들은 나보고 됐거든 이라며 손을 뿌리치겠지만 나 좀 안아줘요 안 물께요 
 
착한척 하고 있긴 하지만 나쁜 사람이긴 하지만 그래도 생각만큼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닐꺼라 주장해요 나는
그리고 그렇게 믿구요 

그러니 이 구덩이에서 나 좀 꺼내달라구요 보따리 내놓으라고 안할텡게요!!!!!!




덧글

  • 2010/12/21 22:46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바람 2010/12/22 23:24 #

    그러고보니 저어기 구석에서 본거같기도 하네.
    아직 힘찬 젊음이면서 자꾸 따라하려하기는!

    아직멀었네 자넨.
  • 2010/12/23 00:37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바람 2010/12/27 20:13 #

    나를 이 구덩이에 집어 넣은 것은 생각하고 싶지 않아 겨우 이불보에 둘둘 말아서 저 끝방에 담아 넣었는데, 꺼내고 싶지 않아. 그냥 생각하지 않을 뿐이지. 그냥 버티라는거. 너무 노멀하잖어 모두가 그러고 있는걸 좋은날이 오겠지하고 모두가 다가오지도 않을, 어떤건지도 모를 행복에 기대고 있잖아 이거 너무 고문이야 희망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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